2023년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정부는 멸종위기종인 사자 1,500마리에 대한 사냥 허가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와 환경 단체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사자 개체 수 감소와 생태계 파괴를 더욱 심화시킬 결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남아공 정부는 이것을 ‘지속 가능한 야생동물 관리’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경제적 이익을 앞세운 착취에 불과합니다. 사자는 인간의 유희를 위해 길러지고, 울타리 안에서 무참히 사냥당하며,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남아공 사자 사냥의 잔혹한 현실, 경제 논리의 허점, 그리고 생태계 파괴의 위험성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멸종 위기, 인간의 유희를 위한 희생
남아공에서 이루어지는 사자 사냥은 단순한 야생동물 포획이 아닙니다. 사냥꾼들은 야생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포획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철저히 계획된 인위적 사냥입니다.
현재 남아공에는 약 8,000마리 이상의 사자가 ‘사냥용’으로 길러지고 있습니다. 사자들은 사냥을 위해 인위적으로 번식되며, 어린 개체들은 관광객과 사진을 찍거나 ‘자원봉사자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이용되다가 일정 크기가 되면 결국 사냥꾼에게 팔려 죽임을 당합니다. 넓은 초원을 자유롭게 누비는 것이 아니라, 좁은 우리에서 자란 후 일부러 방사시켜 사냥꾼들에게 희생되는 구조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캔드 헌팅’이라는 방식으로 사냥됩니다. 울타리 안에 갇힌 채 도망칠 곳도 없이 총탄을 맞고 죽는 방식으로, 사실상 ‘사자 도살’과 다름없는 형태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통스러운 사냥 방식입니다. 사냥꾼들은 사자의 머리와 가죽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총으로 즉사시키지 않고, 활이나 작은 총알로 여러 번 공격해 천천히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일부 사자들은 반 마취 상태에서 도망도 못 간 채 사냥당하기도 합니다.
남아공 정부는 이러한 사냥이 ‘지속 가능한 야생동물 관리’라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야생 보호와는 거리가 멉니다. 단순한 사냥이 아니라, 인간의 유흥을 위해 만들어진 ‘잔혹한 사자 공장’에 불과합니다.
2. 경제 논리의 함정, 보호가 아닌 착취
1) 경제적 기여? 극소수만 이득을 본다
남아공 정부와 사자 사냥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사자 사냥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사냥을 주관하는 기업과 일부 농장주들에게만 막대한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지역 사회에는 거의 혜택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남아공 환경부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자 사냥으로 벌어들이는 연간 수익은 남아공 전체 관광산업의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반면, 윤리적인 야생동물 관광(사파리 투어, 사진 촬영 여행)은 수천억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마드리드 관광협회는 황소 경기와 유사한 맥락에서 사자 사냥이 관광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3%에 불과하다고 발표했으며, 유럽 청년 관광객의 65%가 "동물 학대 관광을 거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독일과 영국은 사자 사냥과 관련된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을 검토 중이며, 유럽연합(EU)도 동물 보호법 개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2) 사냥이 보전 기금으로 이어진다? 거짓된 주장
사냥을 통해 얻은 수익이 야생 사자 보호에 사용된다는 주장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사냥 업계는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며, 수익의 상당 부분은 사냥터 확장과 사냥 관련 기업, 정부 일부 부처의 운영 비용으로 흘러갔습니다. 실제로 2023년 남아공 정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사냥 산업의 수익 중 야생동물 보호 기금으로 사용된 금액은 10%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사자 사냥이 경제적 논리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주장은 현실과 거리가 멀며, 오히려 윤리적인 생태 관광이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3) 살아있는 사자가 더 큰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사자를 죽이는 것보다, 살아 있는 상태로 보호하고 자연 속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더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옵니다. 사자 사냥은 극소수 부유층의 취미일 뿐이지만, 윤리적인 사파리 관광은 남아공을 찾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자 사냥을 경제적 논리로 정당화하는 것은 매우 제한적인 시각이며, 더 큰 기회를 놓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생태계 붕괴, 사라지는 야생
야생 사자 개체 수는 이미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 아프리카에는 20만 마리 이상의 야생 사자가 살았지만, 현재는 2만 마리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남아공을 포함한 몇몇 나라에서만 사자 개체 수가 유지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사냥과 밀렵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자 사냥이 지속될 경우 개체 수 감소뿐만 아니라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사자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초식동물 개체 수를 조절하고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사자가 줄어들면 초식동물 개체 수가 증가하고, 초원의 황폐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대규모 사냥이 허용될 경우 유전적으로 건강한 개체들이 먼저 사냥의 대상이 됩니다. 사냥꾼들은 크고 아름다운 수컷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유전적으로 우수한 개체들이 사라지면 유전자 풀이 약해지고 사자 개체군의 건강성과 번식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사자의 생존력을 약화시키고,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자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밀렵이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야생 사자가 줄어들면, 불법 밀렵꾼들이 남은 개체를 노릴 확률이 높아지고, 이는 결국 사자의 완전한 멸종을 앞당길 것입니다.
남아공이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와 야생동물 보호를 원한다면, 사자 사냥을 허용할 것이 아니라 윤리적인 야생동물 관광을 더욱 활성화하여 자연스러운 개체 수 회복을 돕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입니다.
[결론] 사자 사냥,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
남아공 정부의 이번 결정은 멸종 위기에 처한 사자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생태계 파괴와 야생동물 관광 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현재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여러 환경 단체들은 남아공의 사자 사냥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남아공에서 들여오는 사자 가죽과 트로피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자 사냥이 야생 보호라는 명목 아래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아프리카에서 사자를 야생에서 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남아공 정부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사냥이 아닌 보호로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사자는 관광객이 총을 들고 쫓아다닐 대상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가야 할 존재입니다. 이제는 사냥이 아닌 생태 보전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